집을 보러 다니기 전에 대출 한도부터 알아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은행에서 돌아오는 숫자가 예상보다 낮은 경우가 흔합니다. 집값의 몇 퍼센트까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갔는데, 정작 창구에서는 소득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한도가 그렇게 나오는 이유는 계산의 출발점이 집값이 아닌 데 있습니다. DSR 방식은 내가 1년에 갚을 수 있는 돈부터 정하고, 그 돈으로 감당되는 원금을 거꾸로 구합니다.
은행이 먼저 보는 것은 월 상환여력
순서를 따라가면 이렇습니다.
- 연소득에 DSR 한도를 곱합니다. 이 값이 1년 동안 원리금으로 쓸 수 있는 총액입니다.
- 이미 갚고 있는 대출의 연간 원리금을 뺍니다. 남은 금액이 새 대출에 쓸 수 있는 몫입니다.
- 12로 나누면 월 상환여력이 나옵니다.
- 이 월 상환여력을 금리와 기간에 맞춰 원리금균등 상환 공식으로 되돌리면 한도가 됩니다.
은행권 DSR 한도는 보통 40%를 씁니다. 연소득 6,000만원이면 1년에 2,400만원, 월 200만원이 원리금 상한이 되는 식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4번입니다. 같은 월 200만원이라도 금리와 기간에 따라 빌릴 수 있는 원금이 크게 달라집니다.
월 200만원으로 빌릴 수 있는 금액
원리금균등 상환 기준으로 계산한 값입니다.
| 금리 | 20년 | 30년 | 40년 |
|---|---|---|---|
| 3.5% | 3억 4,485만원 | 4억 4,539만원 | 5억 1,627만원 |
| 4.5% | 3억 1,613만원 | 3억 9,472만원 | 4억 4,488만원 |
| 5.5% | 2억 9,075만원 | 3억 5,224만원 | 3억 8,777만원 |
같은 소득으로도 금리 3.5%에 40년이면 5억원을 넘고, 5.5%에 20년이면 3억원이 채 안 됩니다. 두 칸의 차이가 2억 2,553만원입니다. 소득을 늘리는 것보다 금리 조건과 기간을 조정하는 편이 빠를 때가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기간을 늘리면 한도가 커지지만 무한정 커지지는 않습니다. 4.5% 기준으로 20년에서 30년으로 늘릴 때는 7,859만원이 늘지만, 30년에서 40년으로 늘릴 때는 5,015만원만 늘어납니다. 뒤로 갈수록 갚는 돈의 대부분이 이자로 채워지기 때문입니다.
예시: 연소득 6,000만원, 금리 4.5%, 30년
- 연소득 6,000만원에 DSR 40%를 곱하면 2,400만원
- 기존 대출이 없으니 그대로 남고, 12로 나누면 월 200만원
- 금리 4.5%에 30년 원리금균등으로 되돌리면 약 3억 9,472만원
여기서 쓸 만한 환산 기준이 하나 나옵니다. 금리 4.5%에 30년이면 월 상환액 1만원이 대략 197만원의 한도로 바뀝니다. 이 숫자를 알고 있으면 기존 대출이 한도를 얼마나 깎는지 암산할 수 있습니다.
신용대출 하나가 한도를 얼마나 깎나
같은 사람이 신용대출을 갚고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매달 60만원, 1년에 720만원입니다.
- 2,400만원에서 720만원을 빼면 1,680만원
- 12로 나누면 월 140만원
- 같은 조건으로 되돌리면 약 2억 7,631만원
한도가 3억 9,472만원에서 2억 7,631만원으로 줄었습니다. 차이는 1억 1,842만원입니다. 월 60만원짜리 신용대출 하나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1억원 넘게 깎은 셈입니다. 앞의 환산 기준으로도 같은 값이 나옵니다. 60만원에 197만원을 곱하면 1억 1,820만원입니다.
집을 사기 전에 신용대출부터 정리하라는 조언이 여기서 나옵니다. 남은 원금이 5,000만원인 신용대출을 갚으면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그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경우가 생깁니다. 신용대출은 상환 기간이 짧아 원금 대비 월 상환액이 크기 때문입니다.
마이너스통장도 같은 원리로 잡힙니다. 실제로 쓴 금액이 아니라 약정된 한도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경우가 많으니, 쓰지 않는 마이너스통장은 심사 전에 정리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소득이 오르면 한도는 비례해서 오른다
금리 4.5%에 30년, 기존 대출이 없는 경우입니다.
| 연소득 | 연 원리금 한도(40%) | 월 상환여력 | 대출 한도 |
|---|---|---|---|
| 4,000만원 | 1,600만원 | 133만원 | 2억 6,315만원 |
| 5,000만원 | 2,000만원 | 167만원 | 3억 2,894만원 |
| 6,000만원 | 2,400만원 | 200만원 | 3억 9,472만원 |
| 8,000만원 | 3,200만원 | 267만원 | 5억 2,630만원 |
| 1억원 | 4,000만원 | 333만원 | 6억 5,787만원 |
DSR 계산에서 소득과 한도는 정비례합니다. 소득이 두 배면 한도도 두 배입니다. 금리나 기간처럼 곡선을 그리지 않습니다. 부부 소득을 어떻게 반영할지 따져 보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인데, 차주를 누구로 하느냐에 따라 산정 방식이 달라지니 은행에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내 조건을 넣어 보려면 대출 한도 계산기를 쓰세요. 연소득과 기존 대출의 연간 상환액, 금리, 기간을 넣으면 위와 같은 방식으로 계산됩니다.
계산기 숫자보다 낮게 나오는 이유들
계산기는 DSR만 단순하게 적용합니다. 실제 심사에는 항목이 더 붙습니다.
스트레스 DSR. 은행은 지금 금리로 심사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금리가 오를 상황을 감안해 심사용 금리를 실제보다 높게 잡습니다. 심사 금리가 올라가면 같은 월 상환여력으로 감당되는 원금이 줄어 한도가 내려갑니다. 위 표에서 4.5% 줄과 5.5% 줄의 차이를 보면 크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가산되는 폭은 대출 종류와 시기에 따라 달라지니 은행에 확인하세요.
담보 한도. DSR과 별개로 담보 가치 대비 한도가 걸립니다. 소득으로 4억원이 나와도 담보 쪽에서 3억원까지만 인정되면 실제 한도는 3억원입니다. 두 기준 중 낮은 쪽이 최종 한도가 됩니다. 담보 한도 비율은 지역, 주택 수, 정책에 따라 달라지고 자주 바뀝니다.
소액임차보증금 차감. 담보 대출에서는 세입자 보호를 위한 최우선변제 금액만큼을 빼고 한도를 잡는 관행이 있습니다. 담보물이 있는 지역에 따라 금액이 정해져 있고, 보증보험에 가입하면 차감을 피하기도 합니다. 이 항목 때문에 계산과 실제 사이에 수천만원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환 방식. 계산기는 원리금균등을 가정합니다. 방식이 다르면 DSR에 잡히는 연 원리금이 달라집니다. 원금을 만기에 몰아 갚는 방식은 매달 나가는 돈이 적어 보여도 DSR 산정에서는 다르게 처리됩니다.
소득 인정 범위. 무엇을 소득으로 인정할지는 은행마다 기준이 있습니다. 근로소득 외의 소득은 증빙 방식에 따라 반영 폭이 달라집니다.
금융기관 종류. 40%는 은행권에서 통용되는 기준입니다. 다른 업권은 기준이 다르고, 규제 자체가 시기마다 조정됩니다. 최신 기준은 금융위원회 발표를 확인하세요.
한도를 늘리려고 손댈 수 있는 것
- 기존 대출 정리. 효과가 가장 확실합니다. 월 상환액 1만원을 줄일 때마다 한도가 약 197만원 늘어납니다.
- 상환 기간 연장. 한도는 늘지만 총이자가 함께 늘고, 만기 시점의 나이 제한이 걸릴 수 있습니다.
- 금리 조건. 급여 이체나 카드 실적 같은 우대 항목을 챙기면 심사 금리가 내려갑니다. 여러 은행 조건을 비교하면 차이가 눈에 띕니다.
- 차주 구성. 부부가 함께 들어가는 방식은 산정이 달라질 수 있어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손대기 어려운 것은 DSR 비율 자체와 담보 한도 비율입니다. 이 둘은 규제로 정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신용대출을 갚으면 한도가 정확히 얼마나 늘어나나요? 갚는 대출의 월 상환액을 확인해 보세요. 금리 4.5%에 30년으로 새 대출을 받는다면, 없어진 월 상환액 1만원마다 한도가 약 197만원 늘어납니다. 월 60만원을 갚고 있었다면 약 1억 1,800만원입니다. 금리와 기간이 다르면 이 배수도 달라집니다.
계산기에 나온 한도만큼 집을 살 수 있나요? 아닙니다. 대출 한도는 매매가에서 자기자금을 뺀 부분을 메우는 돈이고, 담보 한도라는 별도의 상한도 함께 걸립니다. 여기에 취득세와 등기 비용, 중개보수가 잔금날 따로 나가니 대출 한도를 매매 가능 금액으로 보면 자금 계획이 어긋납니다.
기간을 최대로 늘리는 게 항상 이득인가요? 한도만 보면 그렇습니다. 다만 4.5% 기준으로 30년에서 40년으로 늘려 얻는 한도는 5,015만원인데, 갚는 기간이 10년 늘면서 총이자는 그보다 훨씬 크게 늘어납니다. 중간에 원금을 앞당겨 갚을 계획이 있는지에 따라 판단이 갈립니다.
연봉이 오르면 바로 한도가 올라가나요? 소득 증빙이 갱신된 뒤부터 반영됩니다. 원천징수영수증이나 소득금액증명 같은 서류 기준으로 보므로, 올해 오른 연봉이 서류에 반영되는 시점을 확인하고 심사를 받는 편이 유리합니다.
내 소득으로 감당되는 규모를 잡았다면 청약 가점 84점으로 분양 쪽 가능성도 같이 보고, 실제로 집을 사기로 했다면 집 살 때 내는 취득세에서 잔금날 필요한 현금을 확인하세요. 이 글의 계산은 DSR만 단순 적용한 추정이며, 실제 한도는 은행 심사 기준에 따라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