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가치세는 사업자가 부담하는 세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돈을 낸 사람은 손님입니다. 물건값 안에 이미 들어 있던 세금을 사업자가 잠시 맡아 두었다가 나라에 전달하는 구조예요. 그래서 부가세를 “내 돈”으로 여기고 다 써 버리면 신고 때 곤란해집니다. 문제는 그 맡아 둔 금액을 계산하는 방법이 과세유형에 따라 완전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내가 어느 쪽인지부터 확인하고 시작하겠습니다.
내 과세유형부터 확인한다
사업자는 일반과세자와 간이과세자로 나뉩니다. 유형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매출 규모와 업종에 따라 국세청이 정합니다.
확인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사업자등록증을 보는 것입니다. 등록증 위쪽에 “일반과세자” 또는 “간이과세자”라고 적혀 있습니다. 홈택스에 로그인해 사업자 정보를 조회해도 나옵니다. 유형을 가르는 매출 기준 금액은 법이 개정되면서 여러 차례 바뀌었고, 부동산임대업이나 유흥업처럼 간이과세가 적용되지 않는 업종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준선을 외우기보다 등록증과 홈택스로 확인하는 편이 확실합니다.
매출이 늘어 기준을 넘으면 이듬해에 유형이 일반과세자로 바뀌고 국세청에서 통지가 옵니다. 유형이 바뀌면 계산법도 그날부터 달라집니다.
일반과세자: 받은 세금에서 낸 세금을 뺀다
일반과세자는 두 개의 세금을 맞대 봅니다. 손님에게 물건이나 서비스를 팔면서 함께 받은 매출세액, 그리고 재료나 비품을 사면서 거래처에 함께 준 매입세액입니다. 받은 쪽에서 준 쪽을 빼고 남은 차액을 냅니다.
매출세액은 공급가액의 10%입니다. 매입세액은 세금계산서나 사업용 신용카드 전표 같은 적격 증빙에 적힌 부가세만 인정됩니다. 증빙 없이 현금으로 거래하면 실제로 부가세를 지불했더라도 빼 주지 않으니, 거래처에서 세금계산서를 꼬박꼬박 받아 두는 일이 곧 세금을 줄이는 일이 됩니다.
반기 공급가액이 8,000만원이고 그 기간에 받은 매입세액이 350만원이라면 이렇게 됩니다.
- 매출세액은 8,000만원의 10%인 800만원
- 여기서 매입세액 350만원을 빼면 납부할 세액은 450만원
매입세액이 매출세액보다 큰 기간도 생깁니다. 설비를 크게 들였거나 개업 초기라면 흔한 일이에요. 일반과세자는 이 경우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계산기는 납부액을 0으로 표시하니, 환급 대상인지는 홈택스에서 확인하세요.
간이과세자: 업종 부가가치율로 정한다
간이과세자는 매입세액을 하나하나 빼는 대신 훨씬 단순한 식을 씁니다. 공급대가에 업종별로 정해진 부가가치율을 곱하고, 거기에 다시 10%를 적용합니다. 업종마다 매출에서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르다고 보고 미리 비율을 정해 둔 것입니다.
| 업종 | 부가가치율 |
|---|---|
| 소매, 음식, 재생재료 | 15% |
| 제조, 농림어업, 소화물 운송 | 20% |
| 숙박 | 25% |
| 건설, 운수, 정보통신, 그 밖의 서비스 | 30% |
| 금융·보험, 전문·과학, 임대, 부동산 | 40% |
여기에 더해 연 공급대가 합계가 4,800만원 미만이면 납부의무가 면제됩니다. 계산상 세액이 나오더라도 실제로 낼 돈이 없다는 뜻이에요. 다만 면제는 납부에 대한 것이고 신고 의무는 남아 있으니 신고서는 제출해야 합니다.
소매업을 하는 간이과세자의 연 공급대가가 4,200만원이라면 계산상 세액은 63만원이지만, 4,800만원 미만이라 납부는 면제됩니다. 같은 소매업이라도 공급대가가 6,000만원이면 90만원을 냅니다.
간이과세자는 계산이 간단한 대신 매입세액을 전액 빼 주지 않고, 매입이 매출보다 많아도 환급이 없습니다. 재료비 비중이 크거나 초기 투자가 많은 사업이라면 이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같은 매출이면 얼마나 차이 나나
공급대가 6,600만원, 즉 공급가액으로는 6,000만원인 매출을 놓고 두 방식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일반과세는 매입세액을 200만원 받았다고 가정합니다.
| 과세유형 | 계산 | 세액 |
|---|---|---|
| 일반과세 (매입세액 200만원) | 매출세액 600만원에서 200만원을 뺌 | 400만원 |
| 간이과세, 소매·음식 | 6,600만원의 15%에 10% 적용 | 99만원 |
| 간이과세, 제조 | 6,600만원의 20%에 10% 적용 | 132만원 |
| 간이과세, 숙박 | 6,600만원의 25%에 10% 적용 | 165만원 |
| 간이과세, 건설·서비스 | 6,600만원의 30%에 10% 적용 | 198만원 |
| 간이과세, 금융·임대 | 6,600만원의 40%에 10% 적용 | 264만원 |
간이과세 쪽이 대체로 가볍습니다. 하지만 일반과세의 세액은 매입세액이 얼마냐에 따라 크게 움직입니다. 같은 매출에서 매입세액을 450만원 받았다면 납부액은 150만원으로 내려가고, 매출세액인 600만원을 넘기면 오히려 돌려받습니다. 일반과세자에게 증빙 관리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두 유형의 세액을 직접 넣어 비교하려면 부가가치세 계산기에서 유형을 바꿔 가며 확인해 보세요.
공급가액과 공급대가를 헷갈리면 계산이 통째로 틀어진다
두 계산법이 서로 다른 금액을 입력값으로 쓴다는 점이 실수가 가장 잦은 대목입니다.
공급가액은 부가세를 뺀 순수 매출액이고, 공급대가는 부가세까지 포함한 총액입니다. 11만원을 받았다면 공급가액은 10만원, 공급대가는 11만원입니다. 일반과세는 공급가액에 10%를 곱하고, 간이과세는 공급대가에 부가가치율을 적용합니다. 카드 단말기나 배달 앱 정산 내역에 찍히는 금액은 대개 부가세가 포함된 공급대가라, 그대로 일반과세 칸에 넣으면 세금이 부풀려집니다.
면세 매출과 영세율 매출도 따로 떼어 놓아야 합니다. 농수산물이나 의료, 교육처럼 면세인 항목과 수출처럼 세율이 0%인 매출은 이 계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신고 시기와 소득세와의 관계
일반과세자는 반기마다 확정신고를 합니다. 상반기분은 7월에, 하반기분은 이듬해 1월에 신고하고, 그 사이에는 예정 고지나 예정 신고가 끼어듭니다. 간이과세자는 이듬해 1월에 한 해분을 몰아서 신고합니다. 정확한 기한은 해마다 홈택스 신고 안내에 나오니 그때 확인하세요.
부가세 신고와 소득세 신고는 별개지만 연결되어 있습니다. 부가세로 신고한 매출이 5월 종합소득세 신고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부가세를 줄이려고 매출을 낮춰 잡으면 소득세 쪽에서 문제가 되고, 반대로 경비 증빙을 잘 챙기면 두 세금 모두 줄어듭니다. 소득세 쪽 계산은 종합소득세 기본정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간이과세자가 일반과세자보다 항상 유리한가요? 세액만 보면 대체로 그렇습니다. 다만 매입이 많은 사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일반과세자는 매입세액을 전액 빼고 남으면 환급까지 받지만, 간이과세자는 그런 구조가 없습니다. 설비 투자가 크거나 재료비 비중이 높다면 일반과세가 나을 수 있습니다. 거래처가 세금계산서를 요구하는 업종인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부가세를 미리 떼어 두는 게 좋을까요? 받은 부가세는 맡아 둔 돈에 가깝습니다. 매출이 들어올 때 그중 일정 부분을 따로 옮겨 두면 신고 달에 목돈을 마련하느라 애먹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일반과세자라면 매입세액만큼은 돌려받는 셈이니, 실제로 떼어 둘 금액은 매출세액보다 적어도 됩니다.
부동산 임대를 하면 부가세도 내나요? 상가처럼 사업용 부동산을 임대하면 임대료에 부가세가 붙습니다. 반면 주택 임대는 부가세가 붙지 않는 대신 소득세 쪽에서 다뤄집니다. 주택 월세에 붙는 세금은 주택임대소득세 완전정리에서 확인하세요.